1) 전통의 단일 원천설(single-source theory)
“진리를 깨닫고자 하는 자는 전 세계의 모든 교회에 이미 알려져 온 사도적 전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이레나우스, 이단반박)
사도 요한의 제자 폴리캅에게서 신앙을 배우며 ‘기독교 역사상 최초의 조직신학자’이자 초대교회의 감독이었던 이레나우스(Irenaeus)는, 수많은 그릇된 사상으로 각종 이단을 배출하여 ‘이단의 원조’라고 불리는 영지주의자들을 반박한 그의 저서에서 위와 같이 진리는 특별한 곳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사도적 전통’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전통’이란 문자적으로 ‘건네받은 것’을 뜻하며 ‘전달하는 행위’ 라는 뜻도 내포한다. ... 올바른 경전 해석은 참된 기독교 신앙과 훈육을 보존하는 곳에서만 찾을 수 있다. 전통은 사도들에게 받은 유산으로 간주되었고, 이로서 교회는 경전의 올바른 해석으로 인도되는 것이다. ... 전통은 경전을 자기 식으로 해석하지 않고 교회가 사도들의 가르침에 충실하도록 보장하는 수단으로 간주된다.”(알리스터 맥그래스, 신학의 역사)
종교개혁 시대와 마르틴 루터 연구의 권위자인 복음주의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위의 해석처럼, 전통은 ‘전달하고 건네받은 것’이란 의미이기에 ‘사도적 전통’은 사도들로부터 전달된 것을 건네받은 ‘사도들의 유산’을 뜻합니다. 그래서 사도적 전통이 있는 곳에는 개개인의 자의적인 해석이 방지되며, 사도들의 가르침이 보장됨으로 참된 기독교 신앙이 보전될 수 있는 것입니다.
“교회의 전통을 이은 신앙 규범에 어긋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모든 것을 아는 것이다.”(테르툴리아누스)
특히, 이레나우스를 이어 초대교회 이단들을 반박한 ‘라틴 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테르툴리아누스(Tertullianus)도 위와 같이 초대교회의 전통으로 이어온 신앙 교리들과 다른 사상은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 바른 믿음 위에 세워질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전통 교리에 대한 이들의 주장은 하나님의 계시된 진리에 대한 전통의 ‘단일 원천설(single-source theory)’이라고 합니다.
“이단들은 성경에 의해 반박을 받으면, 마치 성경이 옳지 않거나 권위를 갖지 못한 것처럼 성경 자체를 비난한다. 성경은 다양한 진술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의 전통을 알지 못하는 그들이 그 속에서 진리를 발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이레나우스, 이단반박)
또한, 이레나우스는 위와 같이 교회의 전통 교리를 알지 못하면 성경에서 진리를 발견할 수 없다며 전통적 성경 해석을 매우 중요시 여겼습니다. 이는 ‘성경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과 같은 다양한 해석에 따른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성경에 대한 바른 척도인 ‘단일 원천설’에 따라 사도로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적 해석을 강조한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진리를 다른 곳에서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말하자면, 사도들은 이 진리를 교회라는 보고 속에 온전히 축적해 놓아서, 누구나 원하는 자는 교회를 통해 이 생명수를 길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것이 생명의 문이다. 이 문을 통하지 않는 자는 강도요 도적이다.”(이레나우스, 이단반박)
결론적으로 하나님은
“교회로 말미암아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에게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알게 하려 하심이니”(엡 3:10)라는 말씀처럼, 당신의 교회를 통해 각종 지혜를 알려주시기로 정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위의 이레나우스의 언급처럼, 하나님의 지혜와 진리를 얻으려고 하면 반드시 교회의 전승된 전통적 가르침에 주목하고 온 마음으로 배워야만 합니다.
“초대교회는 감독을 중심으로 한 교권 체계와 각종 신조들을 만들어 내면서 정통 교회를 수립하게 되었다.”(김신호 미주장신대 교수, 이단 바로 보기, p.76)
특히, 초대교회가 2세기에 접어들면서 교회의 기둥이자 최고의 권위자였던 사도들이 순교나 노화로 세상을 떠나자 각종 이단에 대한 대처와 함께 바른 신앙을 고수해야 되는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그러자 위의 언급처럼, 초대교회는 감독 중심으로 교회 조직을 정비해 감독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계승하도록 함으로 사도들의 신앙 유산을 보존하고 전승되도록 한 것입니다.
2) 이단, 폐쇄된 독선(獨善) 교리 창출
“그들이 우리에게서 나갔으나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하였나니 만일 우리에게 속하였더라면 우리와 함께 거하였으려니와 그들이 나간 것은 다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나타내려 함이니라. ... 너희를 미혹하는 자들에 관하여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썼노라.”(요1서 2:19,26)
사도들이 생존했던 초대교회 당시에도 성도들을 미혹하는 거짓 선생들, 곧 잘못된 가르침을 전하는 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위와 같이 하나님의 교회에서 분리됨으로 결국 이단으로 발전된 것입니다. 이단으로 번역된 헬라어 ‘하이레시스(hairesis)’는 ‘하이레오마이’에서 유래된 단어로 ‘스스로 선택(free choice)’이란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멸망하게 할 이단을 가만히 끌어들여 자기들을 사신 주를 부인하고 임박한 멸망을 스스로 취하는 자들이라.”(벧후 2:1)
즉, 이단은 위와 같이 멸망조차 ‘스스로’ 곧 ‘자의적으로’ 선택하는 자들이라고 되어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이단들은 신앙의 교리들을 자의적으로 선택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 이단의 다른 헬라어인 ‘하이레티코스’는 ‘하이레오’(선택하다)와 ‘헤테로스’(다른)의 합성어로서, ‘다른 것을 선택하다’는 뜻입니다. 즉, 이단은 진리가 아닌 다른 것을 자의적으로 선택하여 믿습니다.
“이단들은 성경의 말씀을 다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성경의 내용을 가감하여 왜곡시킨다. 성경을 임의적으로 해석하여, 진리를 왜곡한다.”(터툴리안, Prescription against Heretics, 17장)
‘삼위일체(Trinity)’를 비롯한 신학 용어 982개를 만들며 기독교 신앙을 명료하게 정립한 ‘아프리카 최고의 신학자’로 불리는 터툴리안(Tertulian)은, 위와 같이 이단들은 성경을 임의적으로 해석함으로 결국 진리를 왜곡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하나님의 진리는 앞서 살펴보았듯이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아론의 수염에 흐르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같이 하나님의 교회를 통해 계속 흘러 내려온 것이기에, 흐르지 않는 폐쇄된 곳은 이 진리를 공유할 수 없습니다.
“가장 파괴적인 이단들이 사용하는 마인드 컨트롤은,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을 파괴한 후 이단 교주의 이미지에 맞춰 정체성을 재구성함으로 개인의 사고와 감정과 행동을 조정한다.”(스티브 하산, 엑스포 컨퍼런스 강연)
한때 Ex-Moon 이라는 통일교 교주의 성(姓)을 딴 회사도 창립할 정도로 통일교에 심취해 있다가 탈퇴한 후 미국의 이단 경각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며 이단에 빠진 사람들을 돕고 있는 이단 대책 전문가 스티브 하산은, 위의 언급처럼 이단 내부에는 교주를 중심으로 하는 마인드 컨트롤이 강력히 작동하는데, 이는 폐쇄적인 정보의 통제로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즉, 외부 가르침을 차단한 정보의 폐쇄화로 내부, 특히 교주의 가르침만 추종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너희 말을 듣는 자는 곧 내 말을 듣는 것이요 너희를 저버리는 자는 곧 나를 저버리는 것이요 나를 저버리는 자는 나 보내신 이를 저버리는 것이라 하시니라.”(눅 10:16)
위와 같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한 제자들의 가르침을 받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즉. 예수님께 직접 듣지 않아도 제자들의 가르침을 받으면
“우리가 같은 믿음의 마음을 가졌으니”(고후 4:13)라는 말씀처럼, 예수님이 주시는 믿음을 공유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가르침을 받은 아나니아로부터 바울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얻었고, 바울이 전한 가르침을 받은 디도도 예수님의 가르침을 얻으면서 바울과 디도는 같은 믿음으로 아래와 같이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믿음을 따라 나의 참 아들 된 디도에게 편지하노니 ... 내가 너를 그레데에 남겨 둔 이유는 남은 일을 정리하고 내가 명한 대로 각 성에 장로들을 세우게 하려 함이니”(딛 1:4,5)
그렇기에 정보의 통제로 폐쇄된 이단은, 믿음의 선진들을 통한 예수님의 가르침이 흐르지 않기에 참 하나님의 교회와 같은 믿음을 가질 수 없습니다.
“주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하나님도 한 분이시니”(엡 4:4~6)라는 말씀처럼, 참 하나님의 교회들만 같은 믿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단은, 아래와 같이 사도들이 전해준 예수, 성령, 그리고 복음이 아닌 다른 것들을 받아들임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일 누가 가서 우리가 전파하지 아니한 다른 예수를 전파하거나 혹은 너희가 받지 아니한 다른 영을 받게 하거나 혹은 너희가 받지 아니한 다른 복음을 받게 할 때에는 너희가 잘 용납하는구나.”(고후 11:4)
결국, 정보의 통제로 폐쇄되어 전통의 ‘단일 원천설’을 따라 믿음의 선진들로부터 배우지 않고 같은 믿음이 흐르지 않은 채 자기들만의 독선적인 교리 안에 머물면 누구나 이단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이단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신학자들은 한결같이 이단을 ‘정통 기독교의 신앙 교리를 벗어나 자신들만의 비정상적인 성경 해석을 가진 모임’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단 종파란 어느 한 특정인의 비정상적인 성경 해석을 중심으로 한 극단주의자들의 모임이다. 또한 그들은 기독교 신앙의 주요 골자에 있어서 한결같이 정통 기독교를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상통한다.”(The rise of the Cults, p.12)
“이단 종파란 성경에 입각한 기독교 신앙을 임의로 변형 왜곡시키고 역사적 근거를 가진 교회의 교훈을 배척하는 집단을 지칭한다.”(죠쉬 멕도엘 & 돈 스튜어트, 현대종교 연구시리즈)
결론적으로 이단은, 하나님의 마음과 흐르지 않은 채 자신들만 하나님의 백성으로 택함을 입었다는 선민의식에 사로잡혀 다른 민족들을 무시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나 교황만 하나님의 무오한 종으로 여기며 다른 복음적인 교회들을 무시했던 중세 로마카톨릭 교인들처럼, 자기 단체의 종교지도자만 하나님의 특별한 종으로 여기면서 자기 단체만 참 하나님의 교회로 여기는 독선에 사로잡혀 믿음의 선진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가르침을 배우지 않는 영적 교만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입니다.